뉴스로만 봤던 구본창의 사진전을 보게 됐다. 항해를 보러 간 길에 708090 도시현실이라는 전시회도 보게 되었는데 현대인의 삶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진화했다. 그림에서 사진으로 지금은 블로그에 휴대폰을 통해 순간을 남기는 시대가 됐다. 디지털 항해의 시대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진과 그림을 보러 항해에 나섰다.
그림도 난해하지만 사진도 이해하기 힘들다. 호기심의 방에 호기 있게 들어왔다가 어려움의 방에 박히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다... 흥미로워서 그런가 보다.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그나마 이해하는 폭이 커진다. 작가는 말한다,
"... 자연 안에서 그것은 다만 변화하고 순환할 뿐이다."
현상 속에서는 [ ? ]는 사라져도 자연 속에서는 연속성을 가진다.
오션이라는 작품은 연도를 달리해서 찍었다. 시간은 변해도 바다는 유유히 흐른다. 하지만 같은 파도나 일렁임은 없다. 같은 것이 없기에 바다는 늘 새롭게 느껴지는 것 같다.
달항아리를 비추는 조명을 밝게 하고 어둡게 해서 다양한 모습으로 촬영을 했다. 달이 뜨고 지는 모습이 느껴진다. 달항아리는 비우고 채우고 나오고 들어오는 하나의 시공간이 함축된 영혼의 사원이다.
은은한 백자를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한지를 배경으로 해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나는 유리에 비친 그림자로 작품에 참여했다;;ㅋ
708090 도시현실이 001020 디지털현실로 진화하고 있다. 인간의 삶은 과거에도 도시 속에서 고독함을 느꼈고 지금도 외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서울은 그림을 그렸을 때 보다 더 고층 빌딩과 아파트의 천국이 되었다. 오히려 저 시대가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남아 있을 때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림과 사진을 보면서 갬성을 회복하는 것 같다. 비움과 채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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