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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그리다

소마미술관 제2전시실 'flop: 규칙과 반칙의 변증법' 예술로 세상의 경계를 넘다

by reneoh 2023. 4. 27.

소마 미술관 제2전시실에서는 'flop: 규칙과 반칙의 변증법'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다. flop은 배면뛰기에서 나온 말이다. 본 전시의 기획자 권태현은 스포츠에서 주어진 규칙의 한계를 실험하면서 발생하는 복잡한 역학에 주목하기에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서 전시회를 기획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은 오는 24일부터 8월 6일까지 '플롭(flop): 규칙과 반칙의 변증법'전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올림픽에서 금지된 규칙들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이번 전시에는 가토 츠바사, 김효재, 조희수, 크리스티안 얀콥스키, 하상현, 홍민키 등 다양한 국적과 세대, 정체성을 넘나드는 여섯 명의 예술가가 참여했다.

- 뉴스1

 

본 전시의 기획자가 전시회에 대한 강연을 한다고 해서 소마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신청해 직접 듣게 됐다. 소마 미술관에서는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에는 이러한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한다. 5월 계획은 현재 소마 미술관 제1전시관에서 진행 중인 '다시 보다: 한국근현대미술전'에 대한 강연을 한다고 한다. 무척 기대되는 강연이다. 강연은 선착순 무료로 진행한다. 
 
소마 미술관 플롭에 대한 정보
https://soma.kspo.or.kr/dspy/display/208
 
본 사진에서 앞에 있는 안경 쓴 남자분이 본 전시회의 기획자이다. 어찌나 말을 잘하시는지 강연을 안 듣고 전시를 봤을 때에는 뭐가 뭔지 잘 몰랐는데 역시 강연을 들으면서 함께 전시를 구경하니 작품들이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여기는 파쿠르에 대해 전시한 곳이다. 파쿠르는 여정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인간의 몸으로 도시나 자연환경의 다양한 장애물을 극복하는 훈련 방법을 말한다. 도시나 자연환경의 장애물을 극복하는 것을 여정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아래의 그림은 장애물 중 하나를 재표현한 것이다. 유리처럼 비치는 스테인리스로 제작해서 파쿠르를 훈련하는 사람이 본인을 바라볼 수 있게끔 만들었다고 한다. 미술은 보이는 세상을 작가만의 관점으로 재창조이기도 하니깐.. 

이 사진에는 안나와 있지만 영하 20도에 런닝하는 영상을 찍기도 했다고 한다. 관객이 화면을 통해서 이동하며 관람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폴란드 역도선수들이 동상을 함께 들어올리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사회주의 시대의 인물, 레이건 등의 역사적인 동상을 들으면서 무게의 질감을 표현하려 했다. 역사의 무게와 물질의 무게감이 뒤섞여 있는 상황에서 역도 선수들이 동상을 들어 올리때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면서 유머스럽게 표현한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을 일일테니..

 이반배구클럽. 처음 이 클럽은 무슨 클럽 인가 했다. 알고 보니 게이들의 배구 동호회라고 한다. 이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을 표현한 거라고 한다. 운동을 하면서도 동성이지만 이성끼리 하이파이브할 때 묘한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운동하는 순간에도 코트장에 감정의 무게감이 흔연히 드러나는 것이다.

여기는 처음에 뭐 이런 무대가 있지? 이건 뭘 의미하길래 이렇게 크게 만들었지 싶었다. 이게 현대미술이라니?? 정말 난해하다 싶었다. 그런데 이 무대는?? 펜싱장과 권투장을 섞어서 만든 거라고 한다.

마치 무대 위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펜싱 선수와 권투 선수가 서로 대결을 하면서 경기의 방식을 서로가 서로를 맞춰가고 조율해 가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거라고 한다. 물론 아무리 룰을 바꿔도 펜싱이 복싱을 이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펜싱의 칼이 복싱의 권투 글러브 보다 길기 때문이다.

펜싱과 복싱의 대결을 그리다 보니 연인 간의 모습도 연상하게 된다고 한다. 연애도 서로가 맞춰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영상에서 상대방 선수가 대결을 하면서 맞춰가는 과정이 연애와 닮았다.

 마지막 작품은 금지된 기술들이라는 것이다. 스포츠에 이렇게 금지된 기술들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재밌는 것은 마라톤에서 사용하는 운동하는 4개월 전에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공평성을 위한 것 같다. 국가의 도움을 받아 예를 들어 미국의 나이키의 혁신적인 기술로 운동 능력을 향상할 수 있을 테니.. 실제로 나이키의 러닝화가 기존의 운동화보다 효율성이 4%가 높아서 금지가 됐다고 한다. 이해할 수 있긴 하지만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세상은 이래서 알아야 하는 건가? 알고 나니 세상이 더 넓게 보이면서도 쩨쩨하게 보이기도 한다.

1968년 높이뛰기 선수인 딕 포스베리는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몸을 뒤집어 등 쪽으로 뛰는 '배면 뛰기'를 최초로 시도했다. 영어권에서는 이를 포스베리 플롭이라고 부른다. 이 작은 혁명은 기록을 혁신적으로 경신하는 계기가 되면서 게임 방식 자체를 바꿔버렸다.

우리는 주어진 규칙을 잘 받아들이는 것을 스포츠 정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규칙의 한계를 실험하거나 허점을 찾아내 변형해 도전하는 것 또한 그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 뉴스 1

작은 혁신을 위해서 경쟁하고 기록하는 스포츠. 규칙과 반칙을 통해서도 발전하는 스포츠는 그래서 정반합의 변증법으로 설명할 수도 있는 것 같다. 예술로 세상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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